정리의 기술 마음의 평화
어느 날, 책장 앞에서 발을 멈추고 생각했다. 이렇게 많은 책, 꼭 필요한 것인가? 수년간 모아온 책인데 정작 읽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때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꽂혔다. 물건을 줄이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는 그 단순한 철학은 보고 듣기만 했지 실천해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날부터 나의 삶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미니멀리즘의 시작, 필요와 욕구 구분하기
미니멀리즘을 시작하려면 먼저 본인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과 단순히 원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친구에게 강력 추천 받은 방법이 있었다. 바로 모든 물건을 '필요한가, 아닌가' 두 가지로 구분하는 것이다. 정말 간단하지만, 행하려면 고난의 연속이다. 예를 들어, 머그잔을 꺼내면서도 이것이 진짜 필요한가, 혹은 단순히 예뻐서 가지고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했다.
효율적인 정리, 카테고리별로 나누기
물건을 구분할 땐 카테고리로 묶는 것이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 주방, 옷장, 서재 등 영역을 나누고 그 안에서 물건들을 다시 구분했다. 그리고 계절에 맞는 옷장 정리도 도전해봤다. 옷장 속 계절이 지난 옷들을 꺼내놓고, 계절이 바뀔 때까지 입지 않을 옷들은 모두 상자로 담았다. 이후 계절이 돌아와도 그 옷을 전혀 꺼낼 일이 없었다. 그렇게 점점 옷장의 주인을 찾아갔다.
디지털 정리, 첨부파일과 메모 관리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수적인 물리적 챌린지가 끝나면, 디지털 공간의 정리를 시도해보자. 고백하건대, 나는 디지털 정리를 위해 하루를 예약했다. 이메일로 도착한 수 많은 메일,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데스크톱, 사용하지 않은 어플리케이션 등은 모두 제거 대상이 되었다. 이메일은 카테고리로 나눠 관리하니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메모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중요한 것만 남기고, 중복되거나 수개월 지나도록 열어보지 않은 문서는 삭제했다.
정리가 가져다 주는 힘, 마음의 안정
몇 주에 걸쳐 물건들을 정리하고 나서는 가만히 앉아 방 안을 둘러봤다. 깔끔해진 공간은 물리적으로 뿐만 아닌 마음까지도 평온하게 해주었다. 새삼스럽게도 깨달았다. 물건이 많아짐에 따라 그로 인해 얽히는 문제나 스트레스도 상당하다는 것을.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것이 아닌, 마음의 여유와도 직결된다는 사실을.
일상 속에서의 미니멀리즘 실천
정리를 하다 보면 결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후에 느껴지는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건 어렵지 않다. 쇼핑할 땐 진짜 필요한지 한 번 더 생각하고, 불필요한 물건은 자주 기부하거나 중고거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등 작은 행동이 변화를 만든다.
프로젝트를 마친 지금, 나는 여전히 미니멀리즘을 완전하게 실천하고 있진 않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조금씩 더 자유롭고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이란 완성형이 아닌 과거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틀이니 말이다.
